남반구의 보름달은 북반구와 다를까?

2019. 12. 13. 23:33호주삶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남반구는 북반구와 계절이 반대다.  계절만 반대인 것이 아니라 남반구의 별자리는 우리나라가 위치한 북반구와 다르다.  북반구에서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별들이 회전하지만 남반구에서는 남십자성이라는 별을 중심으로 회전을 한다. 그래서 예전 항해사들이 북반구를 항해 할때는 북극성을 남반구를 항해 할때는 남십자성을 지표로 삼았다. 

남반구에는 북반구에서는 볼 수 없는 별자리들도 있는데, 남십자성이 위치한 남십자 자리, 나침판자리,공작자리,고물자리,공기펌프자리 등이 가장 유명하다. 그럼  추석에 북반구에 보는 보름달과 남반구에 보는 보름달은 같을까?

아래는 어제 음력 8월14일 밤9시 시드니에서 직접 찍은 1% 부족한 보름달이다. 팔월 대보름 바로 하루 전이라서 완전한 둥그런 모습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바라보는 보름달과 같아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은 우리나라에서 보는 보름달과 다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9/13 시드니 Canon EOS 400D DIGITAL F/10 1/200sec ISO-100 300mm

어느 부부이 다를까?
달은 항상 지구에 한면만을 보여 준다. 아래 왼쪽은 필자가 찍은 사진,우측 사진은 위키피디아에서 대표 이미지로 사용되는 북반구에서 촬영된 보름달 사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 사진을 비교해 보면 마치 깨진 유리처럼 생긴 크레이터의 위치가 북반구에서는 아래에 위치하지만 남반구에서 볼때는 위쪽에서 보여 진다. 검은색으로 보이는 달의 바다 모양도 반대로 보이게 된다.

지구의 적도상에서 공전을 하는 달을 북반구에 위치한 사람들은 아래 위도에 위치한 달을 보게 된다. 그러니 북반구에서 볼때는 아래에 위치한 달의 깨진 유리가 남반구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위치한 위도 위에 있는 달을 보므로 상단에 위치한 상태를 보게 된다. 보름달의 사진을 보면 이 위치로 달의 사진을 어디에서 찍었는지도 알 수가 있다. 크레이터가 위쪽에 위치한 사진은 남반구에서 아래쪽에 위치한 사진은 북반구에서 찍은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 도 남반구에서 볼때는 반대다. 즉 우리가 상현달은 우측이 보이고 차츰 좌측이 커지면서 보름달이 되고 보름달에서 우측이 사라지며 하현달이 된다. 남반구에서는 상현달이 뜰때 우측이 보이는 것이 아니고 좌측이 보이면서 우측으로 커지면서 보름달이 된다. 영어에서는 상현달은 퍼스트 쿼터(First Quarter), 하현은  서드 쿼터(Third Quarter) 혹은 라스트 쿼터( Last Quarter)라 한다.

그리고 한가지 더, 우리는 보름달이 동쪽에서 떠서 남쪽 하늘을 가로 질러 서쪽으로 사라진다. 남반구에서는 달이 동쪽에서 떠서 남쪽 하늘이 아닌 북쪽 하늘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지게 된다.



이것은 남반구 북반구 차이는 아니지만 동서양의 차이라고나 할까. 우리나라나 동양에서는 달에 떡 방아를 찧는 토끼가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소위 바다라 불리는 달의 어두운 부분, 17세기 까지만 해도 실제 바다가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 바다처럼 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지대로서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은 달의 그분분을 차지하는 암석이 현무암질의 용암대지이기 때문이다. 밝은색으로 보이는 곳은 분화구와 칼슘, 알루미늄이 많이 들어간 사장석이라서 현무암지대 보다 밝게 보인다. 이런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이 마치 토끼를 연상하게 해서 만들어진 이야기인데. 서양에서는 토끼가 아니라 사람 얼굴이라고 믿었다. 호주친구들한테 물어보면 토끼는 모르지만 나름 추상화를 해석하듯 여기는 눈, 여기가 코, 입 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남반구에 살다보면 이렇게 예전에 상식으로 알고 있던 사실이 모든 세상에 적용되는 사실은 아니더라는 거, 세상은 상대적인 것이 더 많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북반구와 반대인 세계, 거기에 서양 문화 위주의 나라에서 살다보면 동서양의 문화차이, 생활차이 까지 합쳐져 세상은 참 다양한 사람들이 다르게 살아 가고 있다란 생각을 할때가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