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룰루와 함께 하는 세편의 영화여행

2015. 10. 7. 11:03호주여행


1.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내 재를 울룰루의 바람 속에 뿌려줘.. 그리고 넌 너의 시간을 살아줘.' 아지도 아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타깝게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마지막에도 아끼는 울룰루를 보지 못한다. 사쿠타로와 리츠코가 마지막에 아끼의 재를 뿌리는 곳은 울룰루가 아니다. 울룰루에서 킹스 캐넌 가는 길목의 어느 사막으로 알려져 있다. 에보리진의 성지라 할 수있는 울룰루에서의 촬영허가가 나지 않았을까?

울룰루로 가는 3박4일의 여행에 나는 3편의 영화를 노트북에 담아갔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고요속의 외침', '사막의 여왕 프리실라'. 세중사가 울룰루와 관련해서 너무나 잘 알려진 영화지만 특별히 '세중사'를 고른것은 사쿠타로가 보여주지 못한 울룰루를 아끼에게 보여주고 싶은 심정도 있었다.

2. 울룰루에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어둠속의 외침'



우리나라에서 울룰루하면 생각나는 영화가 세중사인 반면에 호주에서 울룰루 하면 생각나는 영화는 메릴 스트립 샘닐 주연의 1988년작 '어둠속의 외침'( Cry in the dark)이다. 이 영화는 울룰루에서 발생한 영아 실종 사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아직도 호주인들의 기억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고 가끔 실존 인물들의 뒷애기나 관련 다큐멘터리가 방송될 정도이다.

영화는 1980년 8월17일 울룰루에서 발생한 9주된 아기의 실종사건에서 시작된다. 울룰루에 가족과 함께 휴가를 온 린지는 바베큐 파티중 아기 아자리아가 잠자는 텐트에서 딩고가 나오는 것을 보고 텐트안으로 가보니 아기가 사라진 것을 발견한다. 린지는 딩고가 아기를 물어갔다고 주장하나 대중과 미디어는 린지가 아이를 살해 유기했다고 의심한다. 결국 린지는 존속 영아살해의 혐의로 법정에 서게되고
 영화는 당시 린지 사건을 다루는 미디어의 황색저널리즘과 '어짜피 내가 교도소에 가는것도 아닌데' 라며 린지의 유죄를 당연시 하는 대중들의 잔혹한 면과 그 사이에서 무너져 내리는 모성애와 가족애를 드라마틱하게 담아낸다.

 배우들의 열연과 비평가들의 호평으로 그해 호주 영화제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을 휩쓸어 버렸고, 특히 메릴 스트립은 이영화로 1989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 칸느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본 후에 울룰루를 여행하면 호주사회를 떠들썩 하게 한 이 사건이 연상되기도 한다. 울룰루 여행전에 꼭 구해서 보시길.

3. 킹스 캐넌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사막의 여왕 프리실라(The Adventures of Priscilla, Queen of the Desert)



 시드니 올림픽 오프닝쇼에 한 프로그램으로 선정될 정도로 호주를 대표하는 1994년 작품이다. 퀴어 필름의 대표작이고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의 휴고 위빙과 모멘토의 가이 피어스의 젊은 시절의 특별한 연기력을 볼 수 있다.


틱(휴고 웨빙)와 아담( 가이 피어스), 버나넷(테렌스 스템프)은 시드니에서 나이트 클럽에서 여장을 하고 쇼를 하는 드래그 퀸들, 앨리스 스프링의 호텔에서 공연제의를 받고 아담이 준비한 '사막의 여왕 프리실라'라고 큼직막하게 적인 스쿨버스를 개조한 캠핑카를 타고 시드니에서 앨리스 스프링까지의 여정을 떠난다. 드래그 퀸에 적대시 하는 사람들,  동성애자인 부모를 둔 자식들 사이에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가족애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앨리스 스프링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가장 화려한 의상을 입고 오르는 곳이 바로 킹스 캐넌이다. 투어를 하다보면 가이드가 프리실라의 배경이 되는 '로스트 시티'와 마지막 세주인공을 줌 아웃으로 처리만 영화의 대미를 찍은 절벽을 가르쳐 준다. 킹스 캐넌하면 프리실라가 연상될 정도로 호주에서는 유명한 로드 무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