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호에 관광수익까지, 펠리컨 밥주기

2010. 7. 31. 21:08호주여행

호주 시드니에서 한시간 반가량 북동쪽으로 차를 타고 가다보면 해변이 아름답고 조용한 동네가 나온다. 동네의 이름은 'Enterence'. 바다에서 뭍으로 들어 오는 입구에 위치한 동네이다.

 

 해변을 따라  바닷가에 듬성 듬성 보이던 펠리컨들이 정확히 3시경이 되면 이 해변의 연극 무대처럼 만들어진 장소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한마리 한마리 모여 들기 시작한 펠리컨은  어느새 50여 마리가 된다. 이 시간에 맞추어 펠리컨들만이 아니고 펠리컨을  보기위해 호주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 독특한 모습은 '펠리컨 피딩'(Pelican feeding)라고 하는데 '펠리컨 밥주기'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이 펠리컨 밥주기의 유래가 재미있다.

 

지금으로 부터 20 여년 전에 바닷가 주변의 생선가게 주인들이 장사하고 남은 생선들을 해변에서 노니는 펠리컨들에게 던져 주었다. 이렇게 하루 하루 생선을 받아 먹던 펠리컨들이 생선가게가 끝나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찾아 들었고, 바다에서 생선가게가 있는 거리를 건너와 가게앞에 진을 치고 생선을 줄때까지 가지를 않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 모습을 지켜본 지역 단체에서 펠리컨의 생태를 관찰하고 최근 그 개체수가 적어지는 펠리컨 점검을 위하여  아예 정기적으로 매일 3시 30분이면  펠리컨들에게 생선을 나누어 주는 행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 펠리컨 밥주기는 입소문이 돌았고,  주변의 도시에 사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펠리컨 밥주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하루  피크닉 코스로 이 작은 동네에 모여 들기 시작했다.

 

이 자연 상태의 페리컨과의 조우는 어느새 국제 적인 명소가 되었고, 해변을 따라 리조트와 호텔들이 들어서며 관광 마을로 지역 경제의 활성화까지  불러왔다. 

호주에는 이런식으로 돌고래 피딩도 있다. 동물원의 인공적인 공간이 아닌 자연그대로의 환경에서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주 단순한 시작이 어느새 관광자원으로 발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 사례들이다. 자연보호도 하면서 관광수익도 벌어드리는 호주 관광산업의 노하우가 조금은 부럽다.

 
펠리컨 밥주는 동안에 노란통에 성금을 모으기도 한다.  이 성금들은 펠리컨 밥주기 유지비와 페리칸 보호 비용에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