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제2의 도시 멜버른의 추억을 되새기며

2019. 12. 13. 22:00호주여행

한국 티비에 호주와 관련된 뉴스나 프로그램이 나오면 아무래도 더 관심이 가는데, 2004년도 그해 말에 한국에서 '미안하다 사랑하다'가 방송될 무렵 멜버른이 나온다는 호기심으로 보기 시작했다가 나도 그만 '미사 폐인'이 되고 말았다. 오들희(이혜영)이 끓여준 라면을 먹는 무혁(소지섭)의 모습에 눈물을 흘리고, 은채(임수정)가 차무혁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죽어가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만 오열(?)을 하고 말았다. 아직도 나의 MP3에는 박효신의 '눈의꽃'이 담겨있다. 참 방송은 대단해서 멜버른에서 2달정도 지냈던 추억과 이런저런일로 방문하면서 보냈던 멜버른보다 미사를 통한 멜버른의 추억이 더 강하니 말이다.

미사를 보고 난 후에 가게된 멜버른은 그동안은 가볼 필요도 없었던 페더레이션 맞은편 '미사골목'이라고 불리는 골목도 걸어보았다. 당연히 무혁의 무덤이 있을리는 만무하지만 멜버른 대학을 가게되었을 때는 라이곤 스트리트(Rygon St)를 걸어볼 정도였으니 당시에는 심한 중독 '미사폐인'이었던거 같다.

멜버른은 시드니보다 더 유럽같고 더 고적한 느낌을 받는다. 예전의 건축물들의 느낌도 더 고풍스럽고 특히 시내를 가로지르는 트램은 더 멜버른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더군다나 닐씨는 시드니보다 조금은 흐린날이 많아 '호주의 런던'으로 불리는 것이 이해가 된다.

멜버른 정도면 한나절이면 걸어서도 둘러 볼 수 있을 정도이기에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부터 시작해 페더레이션 광장을 지나 주립도서관의 잔디밭에 앉아 테이크 어웨이 커피를 한잔하며 잠시 휴식을 하고 내셔널 갤러리와 빅토리언 아트 센터를 보면 어느정도 멜버른의 큰 볼거리는 다보게 된다.

갤러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좋기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관람하다 문이 닫히는 시간에 나오면 멜버른은 어두어 지기 시작하는데 야라강가에서 저녁을 먹으며 바라보는 야경이 너무 좋다.

멜버른 시내를 벗어나면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곳이 브라이튼(Brighton) 비치이다. 사진책에서 많이 보이는 베이딩 박스(Bathing boxes)의 독특한 풍경과 여기서 바라보는 멜버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베이딩 박스에는 서핑보드나 낚시도구를 보관하고 해변에 왔을때 머무르기도 한다. 사진에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가보아야 할 성지와 같은 장소이다.

멜버른을 여행한다면 반드시 가보아야 할 곳이 그레이트 오션 로드이다. 우리나라 CF에도 종종 나오곤 한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12성도는 세계적으로 유명해, 죽기전에 반드시 보아야 할 명소 10위안에 들정도이다. 12개의 성도라 불리지만 사실은 9개의 기둥이다. 2005년 7월3일 50m 되는 성도하나가 파도에 무너져 내리면서 호주에서 큰 화제가 되었는데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고도 했지만 자연의 순리인듯하다. 2009년9월 25일에도 성도 하나가 폭삭 내려 앉았는데,부분적인 침하로 그 잔해는 그대로 남아 현재도 8개의 성도가 남은걸로 되어있다.  빨리 가보지 않으면 언제가는 하나 하나 사라질지도 모른다.


멜버른의 랜드마크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 미사의 대표적 로케이션들이 이 역주변으로 모여있다.

페데레이션 광장

멜버른의 명물 트램, 멜버른을 더욱 고풍스럽게 만든다.

멜버른 센트럴

멜버른 아트센터

주의사당

멜버른을 가로지르는 야라강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시드니 하버만큼이나 아름답다

브라이트 비치의 베이딩 박스. 사진가들의 출사의 성지로 불릴정도로 해변과 베이딩 박스가 절묘한 조화를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12 성도. 그러나 현재는 8개만이 남아있다.

펭귄 아일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