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놀라게 한 컬쳐 쇼크 몇가지

2019. 12. 13. 22:01호주삶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고, 그냥 사람사는 것은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그러려니 하는 경험들 이지만 처음 호주 왔을때는 무척이나 신기하다고 느낀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호주만의 차이보다는 서구문화와의 차이도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이니 일반화하지는 말자.



시드니 킹스 크로스의 논란의 장소 '인젝션 룸(Injection Room)',  마약상습사용자들을 위해 1회용 주사기와 제반시설이 비치되어 있다.

1.마약을 하라고 주사기를 준비해 준다?

물론 호주에서 마약은 불법이다. 그런데 시드니 킹스 크로스에 가면 아예 마약을 하라고 주사기가 준비되어 있는 마약주사실인 '인젝션 룸(Injection Room)'이 있다. 1999년 당시 하루 3명이 마약과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자, 2001년  5월에 주사실을 만들고 1회용 주사기를 비치해 마약중독자들이 자유롭게 주사기를 사용하도록 했다. 문을 연 이래 세계적으로 논란이 된 곳이지만 그동안 11000명이 사용을 하고 3500여명의 상습중독자가 거쳐갔지만 단 한면의 사망자가 나오지 않아 긍정적인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이것을 호주의 오픈 마인드라고 불러야 할거같다. 불결한 주사기로 인한 HIV 바이러스나 간염 감염을 예방할 수 있고 마약중독자들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처음에는 매우 신기하다고 느꼈다.

2.누가 선진국은 준법정신이 높다고 했는가?

학교에서 의례히 선진국은 어떻고 하면서 배운 것중에 선진국 사람들은 준법정신이 높고 질서도 잘 지킨다고 세뇌 당하듯이 교육을 받고 와보니 '이런'. 빨간불에 길 건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심지어는 경찰차가 보이는대도 지나간다. 길에는 담배꽁초가 널부려져 있고 기차역에서 금연이라고 해도 한끝에서 담배피는 사람들, 실망이다. 그냥 세상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다고 그러려니 하게 된다. 그런데 차들은 신호를 잘 지키는 편이다. 사람이 지나가면 항상 대기를 하고, 대기 차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적다. 사람위주의 교통질서라고나 할까?


The race that stops a nation(나라를 멈추게 하는 경마)라는 경구가 생겨날 정도로 유서깊은 '멜버른 컵'

3.일년의 하루, 호주는 경마에 빠진다?

매년 11월 첫째 화요일이 되면 온 호주가 경마 배팅을 위해 tap으로 모여든다. 직장에서는 자체내에서 배팅을 한다. 그리고 오후3시가 되면 3분여동안 호주의 모든 것이 멈춘다. 이것이 이른바 '멜버른 컵(Melbourne Cup)'이다.  1861년부터 이어져 내려온 이 경마경기는 호주의 전통있는 이벤트의 하나이며 심지어 '멜버른 컵'이 개최되는 빅토리아주는 공휴일일 정도다. 경마는 도박이라고만 생각하던 처음에는 도저히 상상히 안되는 모습이었지만, 하나의 즐거운 축제로 이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차츰 이해가 도었다. 이날 경마장을 찾는 호주여성들은 보기에도 화려한 모자를 쓰는것이 전통이다. 직장동료가 6불짜리 오토픽을 샀다가 1600불을 따는 것을 보고 매년 20불정도 투자하는데 한번도 대박난적이 한번도 없다.


4.나이가 중요해?

호주 혹은 서구문화에서 가장 차이를 느끼는 것이 이른바 나이나 혹은 가족관계의 차이점이었다. 아마 우리나라가 유교사상에 입각한 문화이기에 더욱 처음 호주에 와서 다름을 느낀것이리라.  일단 우리나라는 처음 만나면 나이를 묻고 나이를 알게되면서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 된다. 나이를 알고부터 말을 놓기 시작하거나 상하관계가 형성이 된다. 때론 나이때문에 싸움이 나기도 하지 않는가? 그러나 호주에서는 나이를 물어보는 경우가 별로 없다. 특별히 나이를 알아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나이를 굳이 묻지 않는다. 5년동안 같이 일하는 직장 동료들중에도 아직도 나이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나이를 묻고 그랬는데 좀 지난 다음에는 묻는 경우가 별로 없다. 나이를 모르니 결국 다 친구같은 관계가 된다. 심지어 연장자임이 분명해도 특별히 나이가 많다고 우대를 하는 것보다 그냥 나이많은 친구라는 느낌으로 대하게 된다.

5.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

가정마다 물론 차이가 나는 것이지만 호주 친구집에 초대를 받아 간적이 있는데 그 친구는 70대 정도 되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른다. 아무리 서구라지만 의붓아버지도 아닌데 친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다니. 왜 내가 무안했을까?

6. 식사중에 코푸는 그들, 적응 안되네

호주인들과 식사를 하다보면 으례히 코를 그냥 팽하고 푼다. 정말 처음에 적응이 안되더라. 식사중 에티켓에 코푸는 것은 실례가 아니다. 코푸는 것은 실례가 되지 않지만 트림은 실례이니 조심할 것. 반대로 호주친구들이 한국인과 식사중에 놀라는 것은? 찌개를 같이 퍼먹는거. 

7.재채기 할때 마다 'God bless you'를 외치는 그들

서구에서는 재채기를 하면 옆에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라도 으례히 'God bless you' 혹은 간단히 'Bless you'라고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일반설은 옛날사람들은 재채기는 몸으로 들어오려는 악마를 막아내기 위한 몸의 방어라고 믿었다고. 그러니 재채기를 하는 사람에게 '신의 은총이 있기를' 빌어줄 수 밖에.  또다른 유력설은 서기590년 로마에 전염병이 돌았는데, 당시 전염병의 초기증상이 재채기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재채기을 하는 사람에게 전염병에 걸리지 않기를 바라기 위해 '신의 축복이 있기를'하고 말해주었다고. 상대방이 'Bless you'해주면 ' Thank you' 라고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