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보는 태극기와 무궁화

2010. 8. 8. 18:30한국과 호주





폭스 스튜디오로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 걷다보면 무어파크에 새로 생긴 한국 전쟁 메모리얼을 지나게 된다. 거기에는 한국전당시 참가한 유엔참가국들이 이름이 적인 석판이 있고 한국전에 사망한 호주군인들 340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시드니에서 유일하게 내가 보는 태극기이다. 그 곳을 지날때면 한번씩 메모리얼 안으로 들어가 보곤 하는데 기분이 약간은 숙연해짐을 느낀다. 교민들이 갔다논 꽃화분의 꽃이 말라 비틀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누가 갔다 놓았는지 국화 몇송이가 놓여져 있을 때도 있다. 메모이얼 안에는 무궁화 모양을 한 꽃대들이 인상적이다.








우리동네를 돌다보면 무궁화꽃이 피워있는 정원을 지나곤 한다. 우리의 무궁화보다 색깔이 좀더 곱고 화려하다고는 하지만 그 무궁화들을 볼때마다 한국의 무궁화가 연상되곤 한다.

으례히 하는 말로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 고 하는데, 솔직히 그런 애국자라고 느낄 정도의 애국심을 느끼진 않는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지나가면서 보게된 무어 파크의 태극기나 무궁화가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보면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는 뭔가가 있긴 하다. 그 뭔가는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것을 애국심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거창하고 그냥 내가 태어나고 자란 조국에 대한 정쯤이라고 하고 싶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게임같은 때에는 호주친구나 직장동료들이 알고서 응원을 해주기도 한다. 혹은 호주 언론에 한국관련 뉴스가 나오면 먼저 이야기를 꺼내주는 친구들도 있다. 

한국 애기가 나올때마다 아마 그들은 나를 통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굳혀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한다. 그렇다고 일부러 한국을 과장되게 알리려고는 하지 않지만 때로는 나 스스로를 다잡게 되는 한 작은 동기가 되곤한다.

흔히 '한사람 한사람이 다 민간외교관'이란 말을  하곤 한다. 내 조국의 위상이 올라가면 덩달아 기쁘고 좋지 않은 소식이 들리면 마음 아픈것은 외국에 사는 모든 한국인들이 느끼는 같은 심정이리라. 

호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우리들 개인의 이미지가 쌓여 국가 이미지가 된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