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맥주들

2015. 10. 7. 11:04호주삶


1인당 맥주소비량이 세계4위를 차지할 정도로 호주인들은 맥주 애호가들이다. 우리나라의 소주처럼 각 주마다 대표적인 맥주가 생산된다. 뉴사우스웨일스는 투이스(Tooheys)와 한(Hahn), 퀸즈랜드는 포엑스(XXXX), 남호주는 쿠퍼스(Coopers), 태즈매이니아는 보그스(Boag's)와 케스케이드(Cascade), 빅토리아는 브비(Victoria Bitter)와 칼톤 드라프트(Carlton Draught), 서호주는 스완(Swan)이 그 대표맥주들이다.

퀸즈랜드의 대표맥주인 포엑스의 이름 유래가 우리나라에서 심하게 잘못 전달됐다.  영국인들이 이민초기에 어보리진들에게 맥주를 소개했고 맛을 들인 어보리진들이 Beer를 적을줄 몰라 맥주를 달라고 할때 바닥에 병의 그림을 그리고 그안에 XXXX로 적어 이름이 지워졌다는 것은 호주인들 누구도 들어본 적이 없는 잘못된 정보이다. 또한 포엑스를 독일인 '캐슬마인 퍼킨스'(Castlemaine Perkins)이 생산했다고 하는데 이것도 잘못된 정보다. 

X는 어보리진과는 전혀 상관이 없이 맥주의 강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맥주의 원료가 되는 맥아보리(malted barley)의 강도를 표시하는 유럽전통적인 표시 방법이다. X가 적을수록 부드럽고 X가 많을 수록 그 강도가 높아져 맥주 특유의 쓴맛이 강하다. 또한 포엑스의 역사는 185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캐슬마인'은 사람이름이 아니라 독일인 에드워드 피츠제럴드(Edward Fitzgerald)가 호주에 처음으로 정착한 빅토리아주 지명이름이다. 에드워드 피츠제럴드가 1877년 퀸즈랜드 밀톤에서 새로운 양조장을 만들면서 붙인 이름이 바로 자신이 처음으로 호주에 정착한 지명을 딴 '캐슬마인 퍼킨스'이다. 그는 이곳에서 1878년에 이미 포엑스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쓰리엑스(XXX)를 생산한다. 그 후 1924년도가 되서야 포엑스(XXXX)가 탄생한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 포엑스를 만들어 내는 회사의 운영은 호주기업이 하지만 그 실질적 주주는 일본기업이다.  이  캐슬마인 퍼킨스 양조장은 1992년 라이온 네이슨(Lion Nathan)이란 회사로 넘어 갔는데 이 라이온 네이슨 역시 2009년 일본 기린맥주를 생산하는 기린 홀딩스 컴퍼니로 넘어가 결국 포엑스의 실질적 주주는 일본 기린 맥주가 되었다.